법원, 유사 소송 6건 일관된 판결

　지난 2013년 ‘판교 노인종합복지관 건립공사’로 비롯된 지역업체의 실소재지를 따지는 송사는 지난 해 공사비 200억원 미만의 지역의무공동도급와 지역제한 입찰을 중심으로 최근까지 이어졌다.

　법원은 사상 유례 없는 이번 송사를 다루면서 건설사의 실소재지에 대해 일관된 견해를 유지하고 있다.

　먼저 이 같은 논란을 촉발시킨 판교 노인종합복지관 건립공사는 서울중앙지법이 지역업체 자격으로 참여한 낙찰자의 구성원인 K사가 법인등기부상 본점 소재지가 경기지역인데 서울 문정동에 마련한 별도의 사무소에서 실질적인 영업활동을 했다며 소송업체의 손을 들어줬다.

　K사는 본사 소재 전화가 서울 소재 사무소의 전화번호로 착신 전환되어 있고, 직원들도 서울 소재 사무소에서 통화를 많이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표 전화번호도 서울 지역번호로 공시하고, 경기지역 사무소에는 차순위자가 가처분을 신청하기 전에 인터넷도 설치하지 않았다.

　특히 본사 소재 사무소는 창고에 불과하고, 여기에 인적, 물적 시설이 구비되어 있다는 증거로 제출한 자료도 모두 차순위자가 입찰참가 자격에 대한 이의를 제기한 이후 또는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이후에 작성해 경기지역업체라는 지위와 이 공사의 시공권을 상실했다.

　이 사건은 K사가 이 같은 법원의 판결에 불복해 항고에 이어 지난 해 말 대법원에 재항고까지 제기했으나 끝내 받아들여 지지 않아 종결됐다.

　바통을 이어받은 ‘포천천 2차 생태하천 복원사업’도 의정부지방법원은 지난 해 4월 차순위자인 B사가 신청한 적격심사대상자지위보전 등 가처분(사건번호 2014카합5024)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지역업체 자격과 관련, 법인등기사항증명서의 본사 소재지라는 기준과 다른 판단을 하면 오히려 입찰참가자의 신뢰보호나 입찰절차의 공정성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며 “본사(본점) 소재지에 영업소나 사무소의 실체조차 갖추지 못한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면 법인등기사항증명서의 본사 소재지를 기준으로 입찰참가자격을 판단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판결했다. 　이어 전남 광양시의 ‘화물자동차 공영차고지 조성공사’도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은 “법인등기사항증명서에 본사 소재지로 기재되어 있더라도, 그곳에서 영업소로서의 인적ㆍ물적 설비를 갖추지 못한 채 실질적인 영업활동을 하지 않은 경우에는 주된 영업소로 볼 수 없다”며 판시했다.

　이어 법정에 간 충남도청(내포) 신도시 RH-7BL 아파트 조경공사, 전의2일반산업단지 진입도로 개설사업, 아천2지구 하천재해 예방사업 등도 앞서 다른 판결과 궤를 함께 했다.

　조달청이 건설시장을 뒤흔든 지역업체 판단기준을 마련 중이나 그 전에 이 같은 송사에 휩싸이지 않으려면 본사 소재지에 최소한의 실체를 갖춘 사무실을 운영할 필요가 있다.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법원의 판단 기준에 따르면 법인등기사항증명서에 기재한 본사 소재지에 건설산업기본법상 사무실 기준이 구비되었는 지에 따라 지역업체를 판단하고 있다”며 “본사 소재지를 사무실로 판단할 수 있도록 사무용 집기 및 인터넷, 전화기 설치 등은 물론 외관, 구조 등을 갖추고, 대표전화도 본사 소재지의 전화번호로 공시해야 분쟁 발생을 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경제 채희찬기자 ch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