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국회에서 논의 중인 ‘도시숲법안’ 처리를 보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조경건설사업자가 도시숲 조성사업에서 배제될 우려가 큰 데다, 조경기술인이 도시숲 설계·감리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이 가로막혀 조경산업의 생존권을 위협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대한건설협회(회장 김상수)는 최근 ‘도시숲 등의 조성 및 관리에 관한 법률안’ 처리를 유보해 줄 것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건의했다.

그동안 도시숲 조성사업은 시공의 경우 건설산업기본법상 조경건설사업자가, 설계·감리의 경우 건설기술진흥법에 따른 조경기술인 등이 참여해왔다.

도시숲법안은 조경건설사업자에게도 도시숲 시공자격을 부여하고 있다.

그러나 조경건설사업자는 ‘산림기술 진흥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른 ‘산림기술자 배치기준’을 충족하기 어려워 현실적으로 도시숲 조성사업 참여가 여의치 않다.

실제 3억원 이상의 도시숲 조성사업의 경우 중급 이상의 녹지조경기술자를 1명 이상 배치해야 하지만 조경건설사업자가 보유하고 있는 조경산업기사 등이 이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산림청에 녹지조경기술자로 등록 신청하고선 경력을 인정받아야 하는 등 절차가 복잡하다.

또한, 조경공사 참여 경력은 등급 산정에 반영이 되지 않거나 50%만 인정되는 등 논란의 여지가 많은 실정이다.

특히, 도시숲법안은 시공과 달리 설계·감리 등의 시행 자격에 대해서는 별도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이렇다보니 조경기술인을 도시숲 설계·감리에서 전적으로 배제하는 결과로 이어져 조경산업계가 존폐 위기에 놓일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조경건설사업자가 도시숲 조성사업에서 배제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실제 산림청은 도시숲 조성에 대한 설계·시공·감리 때 조경산업계의 입찰참가를 제외하도록 하는 공문을 각 지자체에 전달했다.

도시숲 조성사업에서 조경산업계의 배제가 현실화되면서 조경산업계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지난달 29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산림청과 산림업계로부터 조경업역이 난도질당하는 것을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는 조경전문건설인으로서 간곡히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4일 현재 2800명이 넘는 국민들이 청원동의를 한 상태다.

청원인은 “산림청은 도시숲법을 제정하면서 국회의원들에게도 업역 문제가 없고, 조경산업과 상생하겠다고 했다”며 “그러나 산림청이 도시숲 공사에 건설업체를 참여시키면 보조금을 반환하고, 교부결정을 취소한다고 하면서 30년 동안 해오던 일을 빼앗기게 됐다”고 토로했다.

김상수 건협 회장은 “도시숲법안은 국토부와 산림청, 조경업계와 산림업계 사이에 이해관계가 상충되는 사안”이라며 “현재 쟁점사항에 대한 합리적 조정을 위해 협의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이번 임시국회에서는 법안 처리를 유보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강조했다.

건설경제 박경남기자 kn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