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미집행 공원 해소 현황

다음달이면 사라질 처지였던 장기미집행공원 부지 368㎢ 가운데 37%인 137㎢가 실제 공원으로 조성된다. 절반 가까운 173㎢도 공원 기능이 유지된다.

국토교통부는 다음달 공원 부지로 지정돼 있는 58㎢가 공원 지정 효력을 상실한다고 18일 밝혔다. 지난 2018년 1월 기준으로 다음달 공원 부지 지정 효력이 사라질 예정이던 장기미집행 공원 부지 368㎢의 16% 수준이다. 나머지 84%는 공원으로 조성되거나 공원 기능을 유지하게 됐다.

공원 실효제는 공원 부지로 지정됐지만 20년 동안 공원조성사업을 시행하지 않으면 공원 부지 지정 효력이 상실되는 제도다. 지난 1999년 헌법재판소는 지방자치단체가 재원 부족 등의 이유로 공원으로 지정만 하고 오랜 기간 조성하지 않는 것은 국민의 재산권 침해에 해당된다며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이에 정부는 2000년 7월 1일 공원 지정 후 20년간 조성사업을 하지 않으면 공원부지 지정 효력이 상실되는 실효제를 도입했고, 다음달 처음으로 실효 기간이 도래한다.

실효제로 대규모 공원부지 지정이 해제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대규모 난개발이 진행돼 지역 주민들의 휴식공간이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에 정부는 지방자치단체에 재정 지원 등을 통해 실효 전에 공원 조성을 서둘러 왔다.

그 결과 장기미집행 공원부지 650곳(137㎢)이 지자체와 민간,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의해 공원으로 조성된다.

지자체가 조성할 공원 면적이 110㎢(583곳)로 가장 많다. 민간과 LH는 각각 25㎢(59개소)와 2㎢(8개소)다.

이들 지역이 실제 공원으로 조성되면 1인당 공원면적은 10.1㎡에서 13㎡로 증가할 전망이다.

사업이 확정된 공원 부지는 부지매입을 5년 내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5년 내 부지매입을 끝내지 못하면 실시계획승인이 취소돼 공원 효력도 상실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173㎢ 규모의 장기미집행 공원부지는 실효 유예와 용도구역 지정 등으로 공원 역할이 유지되도록 했다. 특히 국공유지 94㎢ 가운데 91㎢(97%)가 2030년 7월 1일까지 실효가 유예됐다.

59㎢ 부지는 지자체가 도시자연공원구역으로 용도구역을 지정했다. 서울시가 53㎢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순차적으로 부지 매입에 나설 예정이다.

국토부는 도시자연공원구역으로 지정되면 토지주의 재산권 행사가 제약된다는 점을 고려해 주차장이나 실내 체육시설, 도서관, 보건소, 수목장림 등을 설치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했다.

또 공시지가가 주변보다 50% 미만인 경우에만 인정하던 매수청구 인정 요건도 70%로 높였다. 국토부는 매수청구 인정 요건을 더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다음달 공원 부지에서 해제되는 58㎢도 개발이 제한되는 개발제한구역이거나 보전산지가 많다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권혁진 국토부 도시정책관은 “기후변화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공원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면서 “녹색공간이 최대한 조성될 수 있도록 모든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건설경제 권해석기자 haese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