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서울 신대방동 전문건설회관 앞에서 열린 전문건설 대업종화 반대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업종 통폐합 반대 구호를 외치고 있다/ 안윤수기자 ays77@

국토교통부가 생산체계 개편방안의 일환으로 추진 중인 전문건설업 대업종화에 대해 업종별 반발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동안 업종별로 반대의견이 제기되던 양상에서 복수 업종이 연대해 집단으로 반발하는 상황으로 확산됐다.

7일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 전문건설회관 앞에서 6개 전문공사업 종사자 300여 명이 집결해 전문건설업 대업종화에 반대하는 집회를 개최했다.

집회에 참여한 전문업종은 △도장 △지붕판금ㆍ건축물조립 △조경식재 △비계ㆍ구조물해체 △보링ㆍ그라우팅 △습식ㆍ방수공사업이다.

지난달에는 포장공사업계가 반대 집회를 했는데, 이날처럼 복수의 전문업종이 연대해 집회를 한 것은 처음이다.

이들은 ‘업종 통폐합 철회하라’, ‘전문건설 말살행위 철폐하라’, ‘건설산업 업역철폐 복원하라’, ‘국토부 시녀 중앙회장 사퇴하라’라는 구호를 제창했다.

신승섭 우진도장건설 대표는 이날 “국토부와 전문협회 중앙회가 추진하는 대업종화안은 전문건설업의 일자리와 생존권을 송두리째 빼앗는 것”이라며 “이대로라면 전문건설업 종사자들은 아무런 전문기술 없이 현장을 떠도는 중국의 농민공처럼 전락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귀식 지붕판금ㆍ건축물조립공사업협의회장은 “지금의 대업종화안은 다단계 하도급 폐지, 직접시공 확대, 페이퍼컴퍼니 근절 등 국토부가 처음 건설산업 혁신안으로 내세웠던 명분 중 하나도 지켜낼 수 없는 방안”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전문건설업에 종사하는 80∼90% 영세업체는 상위 1∼2% 회사의 재하도급사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라고 토로했다.

국토부와 전문건설협회 중앙회가 개별 전문업종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대업종화를 추진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심왕섭 조경식재공사업협의회장은 “독재시대 때나 쓰던 톱다운 방식의 의사결정 구조로 대업종화를 밀어붙이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회원사들이 자발적으로 나서 집회를 열게 된 것”이라며 “애초에 전문업종별 종사자들과 터놓고 대화했다면 집회가 열릴 필요도 없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들은 이날 “국토교통부와 국회, 청와대에 민원을 제기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해 반대의 뜻을 관철시키자”고 결의했다.

이에 대해 전문건설협회 중앙회 측은 ‘대업종화는 전문건설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업종별 업무범위를 기능중심으로 개편하는 것이며, 공종 간 연계성ㆍ시공기술의 유사성ㆍ겸업 실태ㆍ시공단계ㆍ발주자 편의 등 복합적인 고려를 통해 방안이 마련되고 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중앙회 관계자는 “대업종화의 효율적 시행을 위해 도입되는 ‘주력분야공시제’를 보다 세심하게 제도화하는 등 업계의 우려 해소를 위해 대책을 강구할 예정”이라며 “정부의 건설산업 생산구조 혁신에 적극 대응해 전문건설업의 경쟁력 강화와 회원사의 권익보호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건설경제 김희용기자 hy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