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28일 조경인의 숙원 사업인 조경기본법이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 상정되어 ‘조경기본법 제정’에 대한 공청회를 열기로 결정했다.

새로 만드는 제정법의 경우 공청회를 일단 거쳐야 되기 때문에 공청회에서 자세한 내용을 논의하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공개된 회의 속기록에 나온 발언 내용에 따르면 국토해양부는 사실상 조경기본법에 반대하는 입장을 보였고, 김진애 의원이 대표 발의한 ‘건축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에는 건축 관련분야에 조경을 포함시킴으로써 조경기본법을 별도로 만드는 것을 반대하고 있다.

조경기본법안은 조경의 특수성을 반영해서 별도로 법률을 독립시키자는 안이고, 김진애 의원의 건축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은 ‘건축 관련 분야’라는 좀 더 광범위한 분야를 새롭게 정의해서 여기에 조경이나 기타 건축 여러 분야를 건축기본법 영역으로 통합하자는 안이다. 그래서 두 법안을 병합해서 심사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공청회는 법안심사소위 공청회가 아닌 국토해양위원회의 전체 공청회를 개최하기로 하고, 계속 계류하여 심사하기로 하였다.

이런 가운데 지난 6월 27일자로 환경부는 정부입법으로 ‘자연환경보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하였다. 또한 7월 29일에는 의원 입법으로 ‘자연환경보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하였다. 두 안의 차이로, 정부안은 ‘자연환경복원설계업을 하려는 자는 환경부 장관에게 자연환경복원설계사업자로 등록하도록 하는 것’이고, 의원 입법안은 ‘자연환경복원사업의 설계 또는 시공하려는 자로 등록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는 2007년 5월 21일 배일도 의원이 대표 발의하였으나, 조경분야가 강력히 반대하여 무산시킨 자연환경보전법 개정법률안 내용과 큰 차이가 없다. 그 후, 환경부는 국토해양부와 조율을 거쳐, ‘자연환경복원시공업을 건설산업기본법 체제하에 두기로 하고 자연환경복원설계업만을 영위하도록 협의’하였으나, 의원 입법 안에서는 본래 의도대로 시공까지도 포함시켜 전 과정을 수행하겠다는 것이다. 한 달 사이에 같은 이름의 법률안을 정부 입법과 의원 입법으로 각각 발의하여 목적을 이루려는 저들의 노력에 감탄할 뿐이다. 그간 환경부는 기술자격제도를 신설하였고 자연환경관리기술사, 생태복원기사 1·2급을 많이 배출하여 이들의 일자리 마련에 많은 신경을 써왔다.

그리고 또 산림청 관련으로, 지난 7월 14일 열린 ‘도시숲 조성 및 관리 활성화를 위한 토론회’에서 행사를 주최한 김효석 의원이 ‘도시숲 조성 및 관리에 관한 법률안’ 제정을 대표발의할 예정이다. 여기서 기존 ‘산림자원의 조성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2008년 신설된 ‘도시림’ 관련 조항들이 독립법으로 추진된다. 또한 공원을 ‘도시숲’이란 용어로 대체하여 기술자격제도를 신설하고 도시숲 운영관리사(기술사), 도시숲 운영사 1·2급(기사), 도시숲 관리사 1·2급(기사)을 배출하게 된다. 조경분야의 대표적 고유영역인 공원이 ‘도시숲’이라는 이름으로 대체되고, 도시숲운영관리사는 조경기술사, 조경기사 1·2급 자격의 전문 영역을 침범하고 있다.

국토해양부는 조경분야를 지원·육성하는데 있어 너무나 인색하였다. 과거, 건설업역구조 개편과 관련하여 조경을 전문공사 업종으로 통합시키고 토목·건축의 하부공종으로 두려는 시도를 하였고, 2006년 6월 공무원 직제에 조경직을 설치하였으나 중앙직 임명이 아직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환경부와 산림청에서는 조경업역을 가져가기 위해 예산을 투입하여 장기간 연구하고 지속적으로 법률을 제정하고 있다. 또한 기술자격제도를 도입하여 관련 기술자들을 배출하고 업역확보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지금이라도 국토해양부는 시대상황 변화를 파악하고 조경기본법제정에 적극 협조해주기를 바란다.

이대성(대한건설협회 조경위원장)

뉴스제공 : 한국조경신문(http://www.l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