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상한제 탄력 적용’,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제 폐지’ 등 부동산 시장 정상화 법안이 결국 깊은 겨울잠을 자게 됐다.

　이들 법안은 여야가 ‘전월세 상한제’ 등과 함께 ‘빅딜’할 가능성이 있다는 예상도 있었지만, 최종 합의가 어려워 결국 심사가 보류됐다.

　이로 인해 아파트 매매시장은 혹한기를 맞게 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지난 14일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고 부동산 관련 법안에 대한 심사에 착수했다.

　하지만 야당 측이 분양가 상한제 등 쟁점 법안에 대한 입장 정리가 되지 않았다며 쟁점 법안 심사를 미뤄줄 것을 요청하면서 △분양가 상한제 탄력 운영(주택법 개정안)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폐지 법안 △재건축 조합원도 소유주택 수만큼 주택 공급(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 등 3대 법안을 보류키로 했다.

　국토위 관계자는 “여야 간 의견 충돌은 수년째 지속되고 있다. 해결점이 나올 수 있다는 기대도 있었지만, 최종 합의가 이뤄지지 못해 결국 보류됐다”면서 “재논의 시기마저 불투명해 연내 처리 가능성이 작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주택업계와 시장은 국회의 법안 심의 및 처리가 또다시 진척을 보지 못하자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김동수 한국주택협회 진흥실장은 “법안 처리가 지연되면 될수록 정책효과가 떨어질 뿐 아니라, 민생경제에 혼란을 초래할 뿐이다”라고 지적하며 “여야가 하루속히 머리를 맞대고 원안대로 통과시키든지 아니면 정책의 효과가 변질되지 않는 선에서 절충안이라도 통과시켜야”한다고 말했다.

　현재 아파트 매매시장은 갑자기 찾아온 겨울 한파에 얼어붙은 날씨처럼 싸늘하게 식고 있다.

　지난주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은 4개월 만에 보합으로 돌아섰다.

　일반아파트 가격 상승폭이 둔화되고 재건축 아파트 가격 하락폭이 커졌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의 9ㆍ1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실수요자 중심으로 거래되면서 실입주가 가능한 매물은 대부분 소진됐지만, 계절적 비수기에 접어들고 주택관련 법안들이 좀처럼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한 이유도 반영됐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올 연말은 취득세 영구 인하되면서 지난해 연말처럼 한시적 세제면제 혜택을 받으려는 수요로 거래량이 반짝 늘어나는 ‘막달효과’도 기대하기 어려워진 상황이다.

　한편 국토위 법안소위는 이날 입지규제를 완화하는 입지규제 최소구역 도입에 관한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과 도시재생 사업까지 주택기금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주택도시기금법’, 복잡한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하는 ‘토지이용 인허가 절차 간소화를 위한 특별법’ 등은 처리했다.

　마우나 리조트 사고 등 건축 관련 안전사고 방지를 위한 ‘건축법’과 조경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조경산업진흥법’ 등도 1차 관문을 넘었다.

건설경제 한상준ㆍ한형용기자 je8day@